하라돈의 생명체들과 사이시온의 전쟁이 계속되고 위대한 질서와 혼돈의 전사들이 서로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혼란의 시기, 이때를 틈타 가장 강력한 악의 존재가 조용히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몇 안 되는 자들만이 악랄한 제파의 영혼과 타락의 기운이 하라돈에 돌아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아주 오래전, 악의 신 제파는 자신이 형인 질서의 신 칼린과 혼돈의 제왕 콜키를 누르고 하라돈을 빼앗을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걸 증명해 보이려 했지만 결국 두 형에게 무참히 패배하고 말았습니다. 어떤 해도 끼치지 못하고 두 형에게 완패해 버린 제파와 타락의 기운에 대한 전설은 수세기가 지나면서 완전히 잊혀졌습니다.

하지만 사소한 말다툼으로 칼린과 콜키의 사이가 멀어지고 지역 간의 분쟁으로 하라돈 전체가 시끄러운 틈을 타 제파는 필멸자의 형상으로 돌아와 다시 한번 하라돈을 자신의 놀이터로 만들 기회를 노리고 있습니다. 혈액을 통해 감염되는 타락의 기운으로 제파는 살아있는 생명체를 모두 자신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난폭한 로봇으로 만들고 그들의 영혼으로 더욱 강해지고 있습니다. 하라돈의 종족들은 한 명씩 악마의 전염병에 걸려 힘없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으로 누구도 아직 이러한 역병과 악의 존재가 이 세상에 돌아왔음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천만다행으로 이 무시무시한 역병을 눈치챈 자가 있으니 바로 위대한 영웅인 카드 전투사가 이끄는 모험가 무리입니다. 이제, 세상의 운명은 이들의 손에 달려있습니다.